'리프레이밍 마케팅 전략'이란 소비자의 생각의 틀을 다시 짜주는 것을 말합니다.
정기적으로 소비자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동서식품의 리스테이지 마케팅 전략이 리프레이밍 전략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인데, 이번 포스팅에서는 경쟁사의 공세에 대처하기 위해 리프레이밍 했던 동서식품과는 다르게, 시장 상황 자체가 악화 되어 외부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해당 상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 자체를 리프레이밍 했던 두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정수기 업체 코웨이, 안마의자 업체 바디프랜드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정수기, 안마의자 이 두 제품의 공동점은 판가가 100만원을 훌쩍 넘는 고가 제품들이라는 것입니다. IMF 경제위기가 오기 전까지 코웨이를 비롯한 많은 정수기 업체들은 다른 가전제품들과 마찬가지로 일시불로 제품 판매를 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정수기는 일반 가정들에 대중화 되기 보다는 사치품 영역에 더 자연스럽게 속하곤 했죠.
어쨌든 일정 수준 이상의 소비자 수요가 존재했기 때문에, 회사는 착실히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일개 회사입장에서 어떻게 할 수 없는 IMF라는 국가적 경제 위기가 찾아옵니다.
생활필수재라고 하기는 정수기나 안마의자나 조금 애매한 면이 있죠. 이런 특성이 반영되어 정수기 제조업체 수익이 전체적으로 급감하기 시작했습니다. 100만원이라는 거금을 일시불로 지불하기에는 당시 가계형편상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당시 정수기 업계 선두 주자로 플레이 하고 있었던 것은 코웨이, 청호나이스 두 곳이었는데 이 두 업체는 각기 다른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출처: google image, Labeled for reuse with modification)
코웨이가 선택했던 전략은 렌탈 제도의 도입입니다. '산다'가 아니라 '빌려준다'라는 개념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준 것이죠. 일반 가정에서 매달 평균적으로 소비되는 물값을 산출하고, 이런 산출값을 도대로 소비자들의 심리적 가격 저항선을 계산해냅니다.
깨끗한 물을 공급받는 대가로 일반 가정에서 2만원 이상 지불할 의사가 감소한다(심리적 저항선)는 결론을 내린 코웨이는, 최초 렌탈 도입가를 19,900원으로 책정합니다. 매달 19,900원만 지불하면, 시가 100만원 이상의 정수기를 무료로 제공받아 빌려 쓸 수 있다고 마케팅 전략을 펼친 것이죠.
이후 이런 렌탈 시스템은 코웨이의 브랜드 마케팅 전략으로 아예 자리잡게 됩니다.
반면 청호나이스는 기술력 강화에 집중했습니다. 더 좋은 기술력을 가진 정수기를 만들어, 프리미엄화 하여 고가 시장에 세그를 좁혀 타겟팅하려고 한 것이죠. 자, 전혀 다른 선택을 한 둘의 성적표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2015년 기준, 코웨이 정수기 시장 점유율은 전체 시장의 약 50% 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고가의 정수기 구매를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정수기를 빌려준다는 렌탈 개념을 심어 정수기에 대한 인식을 리프레이밍 하는데 성공한 것이죠. 반면 청호나이스의 시장 점유율은 10% 중반대로 떨어져 업계 3,4위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매섭게 받고 있습니다. 코웨이 정수기 렌탈 시스템의 성공을 본 청호나이스가 뒤늦게 렌탈 제도를 도입했지만, 이미 대세를 거스르기에는 힘들어 보입니다.
수년 후, 이런 렌탈 시스템의 묘미를 본 또다른 회사가 바로 바디프랜드입니다. 상대적으로 생활필수재도 아닌데다가 가격도 고가인 안마의자 시장에 렌탈 제도를 도입하여, '비싸다'라는 인식과, '굳이 쓸모없다'라는 인식을 "생각보다 부담 없는데 한 번 써볼까?"로 전환한 것이죠. 안마기 시장 1위. 이 성적표가 렌탈로의 프레임 전환 효과를 그대로 증명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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