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포스팅들이 마케팅 4P 전략 중 Promotion 전략에 많이 치중해있었다면 오늘은 가격전략(price)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가격전략의 핵심은 결국 소비자가 허용할 수 있는 최선의 지불가치(WTP)이면서 판매량이 최대가 될 수 있는 지점을 선택하는 데 있지요.
가격은 최대한 낮추지 않으면서, 소비자가 지불할 수 있는 최대가격을 알아내는 것.
말은 쉬운데 실제로 달성하기에는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시장 내 존재하는 다른 경쟁사들의 제품사양과 가격정책도 수시로 변화하기 때문에 더 그렇지요. 그렇기 때문에 실전에서는 이런 가격정책들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또 변화하고 있을 겁니다.
여기에서는 가격정책을 수립할 때 정반대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두 업체를 비교해보고자 합니다. 하나는 아이폰으로 유명한 애플 사이고, 또 하나는 유통업계의 공룡인 코스트코입니다. 둘 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큼 규모도 크고 브랜드력도 강한 회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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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HS isuppli Research에 의하면, 애플 사의 아이폰의 제조원가는 제품가격의 평균 30% 수준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제품 가격의 30% 수준만 가지고도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여기에 각종 비용을 제한 영업이익을 산출해보아도 영업이익율이 무려 40%에 육박합니다! 100만원짜리 아이폰을 1대 팔면 40만원이 이익이라는 것이죠. 2014년의 경우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 영업이익의 93%를 애플 혼자 독차지했었다고 하니, 수익성만은 말할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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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코스트코를 살펴봅시다. 코스트코의 영업이익율은 15%입니다. 마진을 15%만 가져가겠다는 margin 15% rule은 코스트코의 창업 때부터의 기업 정신이라고 하지요. 장사가 잘 되어서 각종 비용들이 절감되는 효과를 가져와 마진이 15% 이상으로 늘어나게 되면 그만큼 이득을 더 취하는 것이 아니라, 마진은 15% 그대로 유지합니다. 대신 늘어나는 이익만큼 첫째, 가격을 낮추고, 둘째, 직원 복지를 늘리고, 셋째, 주주 배당을 합니다. 코스트코는 왜 15%룰을 만들어 놓은 걸까요? 이런 과정을 통해 코스트코는 효율(영업이익율)을 늘리는 것보다는 시장점유율을 늘리려는 것입니다. 이 룰을 지켜왔던 것은 2008년 서브프라임 세계 금융위기 때도 마찬가지라고 하지요.
영업이익율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애플. 영업이익율은 유지한 채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코스트코. 그렇다면 어느 쪽이 옳은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애플과 코스트코 둘 모두 시장주도 기업입니다.
시장주도 기업으로서, 코스트코와 같은 전략을 편다면 영업의 효율성은 다소 크게 성장하지 못하겠지만 안정적으로 시장을 지배할 수 있지요.
반면 애플과 같이 시장주도 기업으로서 고마진을 취하는 정책을 쓴다면,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삼은 새로운 도전자'들의 공격을 계속 받아 안정적으로 시장을 지배할 수는 없겠지만 영업 효율성은 극도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각자 장점과 단점이 뚜렷하죠?
(출처 : Free images on Pixabay)
이 두 기업이 가격정책 측면에서 전혀 다른 선택을 한 것은 결국 시장 특성에 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애플은 막 스마트폰 시장을 연 창업주로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시장을 확장해야할 필요성이 있었습니다. 동시에 해당 시장에는 아이폰을 대적할만한 경쟁자도 없었구요. 당시 일반 피처폰들, 아직 기세도 펴지 못한 안드로이드 진영, 블랙베리, 삼성의 옴니아는 죽도 못 쓰고 있었죠. 때문에 고마진 가격정책을 취하는 것이 이득인 것입니다.
애플은 경쟁사들이 치고 올라오더라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제품경쟁력과 혁신성을 가지고 있었고, 또한 스마트폰 시장의 높은 마진율에 부푼 꿈을 안은 시장 신규 진입자들은 스마트폰 전체 시장 파이를 기대 이상으로 키워주었습니다. 2007년 10,000만대에 불과했던 스마트폰 시장규모가 현재 60,000만대로 6배 가까이 증가된 셈이니 말입니다.
추가적으로 애플은 고마진 정책으로 얻은 높은 이윤을 총알 삼아 혁신성 있는 차기제품 개발에 투자할 필요성도 있었구요.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의 감소와 함께 애플도 새로운 가격정책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에도 언젠가는 도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 흐름에 제때 반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되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코스트코는 애플과는 시장에서 처해있는 상황이 전혀 달랐습니다. 코스트코는 기반이 유통업이고, 해당 산업은 인류 역사와 함께 극도로 안정적으로 존재해왔죠. 때문에 4P 전략 중 제품에 방점을 두고 혁신성을 가져오기는 힘든 산업군입니다.
다른 유통과 차별점을 갖기 위해서는 서비스 측면, 가격 측면, 이 2가지에서 접근하는 것이 일반적인 전략이죠. 이것은 코스트코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비스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는 것은 여러 전략들이 있겠지만, 유통업 특성상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요.
코스트코의 margin 15% rule는 이런 산업 특성에서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높은 수준의 이익율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납품업체를 쥐어짜든지, 고객을 쥐어쫘야 하는데, 시장에서 코스트코가 경쟁사들을 모두 압도할만한 격차의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게 아니고, 충분히 고려해야만 할 다른 유통 경쟁업체들이 존재한다면, 공급자와 수요자를 적으로 돌리는 행위는 금물, 뒷일이 무섭지요. 그렇기 때문에 높은 마진은 포기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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