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들어진 프레임을 깨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금기에 해당합니다. 예를 들어, 'LTE 만은 이동통신 3사 중 최강'이라는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LGT가 굳이 이 프레임을 깨고 다른 프레임을 만들 필요는 없는 것이고, 편리한 가구 DIY의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갖춘 이케아가 굳이 이 프레임을 깰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이 기존 프레임, 브렌드만 잘 관리해도 지속적인 가치창출을 이뤄낼 수 있으니까요.
반면, 이렇게 만들어진 프레임을 바꾼다는 것은 굉장한 위험성을 동반합니다. 성공한다면야 좋겠지만 실패했을 때의 대가는 무시무시하거든요. 기존의 프레임이 깨지는 물론, 새롭게 짜여진 프레임이 에전의 브랜드 효과보다 못할 수도 있으니까요. 때문에 프레임을 바꾸는 '리프레이밍' 전략은 대개의 경우, 매우 조심스럽게 다뤄지는 내용입니다.
반면, 한 번 체인징 해내는 것도 큰 결단이 필요한 이런 리프레이밍을, 무려 4~5년 주기로 해내는 회사가 있습니다.
(출처: 동서식품 홈페이지)
동서식품 리스테이지 전략
주인공은 동서식품. 동서식품 마케팅 역사는 마케팅계의 교과서처럼 언급되는 사례들이기도 합니다. 동서식품의 리프레이밍 전략은 흔히, 리스테이지 전략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이런 리스테이지 전략은 1987년, 네슬레의 공격에 의해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동서식품은 '커피는 맥심'이라는 우월한 브랜드 이미지로, 인스턴트 커피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네슬레는 '테이스터스 초이스'라는 제품을 앞세워 인스턴트 커피 시장에 '고급 커피'라는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합니다.
기존 인스턴트 커피 이미지는, 당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교양 있는 사람들부터 일반인들, 세련 되지 못한 사람들까지 아무나 막 먹는 커피라는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네슬레는, '당신은 세련된 사람이니까, 고급 커피를 마셔야 한다' 이런 이미지를 시장에 집어넣은 것이죠. 그리고 시장점유율을 40%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합니다. 아래의 점유율 그래프를 통해 그때의 상황을 예측해볼 수 있습니다. 저런 시장점유율 그래프를 보면서, 동서식품 마케팅팀 현직들이 얼마나 애가 탔을지 대충 상상이 가십니까?ㅎㅎ
동서식품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프레임을 과감하게 깨버립니다. 맥심을 패밀리 브랜드로 하여 '오리지널,모카,리치,디카페인' 4개의 하위브랜드로 만들고, 각각의 하위브랜드에 프레임을 다르게 설정하죠. 이 이후로도 동서식품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서 4~5년 주기로 대규모의 시장 조사를 하고 이 분석 결과에 따라 새로운 프레임을 내놓는 전략을 펼칩니다. 이것이 바로 '리스테이지 전략'입니다. 2013년에 이르러서는 5차 리스테이지 전략까지 진행되기도 했어요.
이후 남양유업 '건강 마케팅' 공세에 내놓은 맥심 화이트 골드. 원두 커피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호가 늘어나는 것에 반응한 카누. 스타벅스 등 커피전문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스타벅스와 제휴해서 내놓은 제품인 동서 스타벅스. 시장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리스테이지'가 적절한 효과를 본 예들입니다.
(출처: 동서식품 홈페이지)
이 녀석들이 동서식품 제품이라는 것을 알고계셨습니까?ㅎㅎ
위의 그래프는 그 이후로부터 여태까지의 커피믹스 시장점유율 변화입니다. 리스테이지 전략을 통해 도전자들을 물리치고 오랜 기간에 걸쳐 시장점유율 1위를 지켜온 동서식품. 그 힘이 굉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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