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국가들의 실업률 통계입니다.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3.1%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실업률 3% 미만은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를 의미합니다).
우리나라 고용률은 64.2%로, OECD 전체 30개 국가 중 22위에 달할 정도로 고용 상태가 나쁜 나라인데도 불구하고, 고용률의 반대 지표인 실업률이 저렇게 낮게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비현실적인 통계 처리' 때문입니다.
실업률(Unemployment Rate)은 『일할 능력과 취업할 의사가 있는 사람』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입니다.
즉, 『실업자』 수를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수로 나눈 값을 의미합니다. 이 정의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경제활동인구가 누구냐
<내게 일자리를 다오!>
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을 『비경제활동인구』라고 하는데, 이 비경제활동인구에는 『가정주부, 학생, 미필자, 취준생, 고시생, 고령자, 불구자, 자선사업가, 종교활동가』 등이 포함됩니다.
여기에 속하는 비경제활동인구는 실업률 계산에서 제외됩니다. 실업난을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계층인 취업준비생이나 고시생들이 실업률 계산에서 제외되어 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합니다.
실업률(Unemployment Rate)의 정의가 『일할 능력과 취업할 의사가 있는 사람』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데도 불구하고,
『구직 기간 4주 내에 한 번이라도 구직 활동을 한 자 가운데 취업이 되지 않은 적극적인 구직자』만 『일할 능력과 취업할 의사가 있는 사람』의 정의에 포함되며,
대부분의 『취업준비생(59만9천명)』과 『취업활동을 잠시 쉬고있다고 응답한 사람(86만 2천명)』, 『취업활동을 중단한 구직단념자(37만명)』 등은 실업률 계산에서 제외되게 됩니다.
취업준비생과 같은 『실제 실업자』들을 실업자로 분류하게 되면 실업률은 무려 3배가 넘는 수치인 11% 이상으로 치솟지만, 대한민국의 실업률은 어쨌든 이렇게 계산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군복무를 하고 있는 우리 20대 청년들, 이들도 실업률 계산에서 모두 제외됩니다. 이들을 제외하는 통계처리도 실업률 감소에 한 몫 톡톡히 해냅니다.
또 하나, 우리나라의 실업률 중 청년실업률이 더 낮게 계산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다른 선진국들은 청년실업 연령 상한이 보통 24세 정도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연령 상한이 29세까지죠.
왜 이렇게 했냐 물어보면 아마도 군대 이야기를 하지만, 그래도 24-29는 너무 많이 차이가 납니다.
나이가 많을수록 일자리를 이미 포기했거나 일자리를 구했을 확률이 높다 보니까 당연히 청년실업률도 낮게 나오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률, 끝장나게 높습니다!)
실업률과 관련된 숨겨진 이야기들도 있습니다.
전체 실업률은 감소.
하지만,
첫째, 20대 취업률은 제자리 걸음.
둘째, 30대 취업률은 오히려 큰 폭으로 감소.
셋째, 50대 이상 취업률이 큰 폭으로 증가.
(20대 자녀들이 빨리 취업이 되지 않으니까 어머니들이 파트타임 일자리라도 찾아 나서시죠...)
넷째, 강제퇴직 당한 50대의 울자겨자먹기 식의 창업이 증가.
한국의 자영업자 비율은 28.8%로, 미국 7.4, 일본 13.8%보다 훨씬 높습니다(2013년말 기준, OECD) 앞서 언급한 네번째 이유처럼, 한국의 자영업은 대부분이 생계형 창업으로 힘들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분들이 많습니다(하지만 이들도 분류상 취업자에 속하죠)
위에서 쭈욱 말했던 우리나라의 특수한 조건들이, 대한민국의 낮은 실업률 통계에 기여합니다. 물론 이런 기준은 전세계적으로 통일된 기준입니다.
단지 중요한 것은 통계를 내는 사람들과 관련 정책자들의 마인드죠.
선진국에서는 실업률에 대한 보조 지표를 여럿 만들어 함께 발표하곤 합니다. 우리나라처럼 덮어놓고 일반 실업률이 실제 경제상황을 잘 반영해서 문제가 없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는 않아요.
보조지표 이야기 들어본지가 몇 년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실제 사람들이 실업으로 인해 고통을 받든지 말든지 그저 『실업률』이라는 지표를 낮게 나오도록 만들기 위해서,
'4주간 구직활동을 한 사람 중 취업에 실패한 사람'에 포함되는 숫자를 줄이기 위한 정책들, 예를 들어 시간제 일자리라든지, 인턴 제도라든지, 파견 제도 등의 정책을 열심히 추진하고 있는 나라도 있지만요.
그리고 우리 장관님은 급감한 실업률을 자랑스레 발표하시며 "고용대박!"을 외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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