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013년 각각 소비자물가지수와 가중치가 바뀐 후, 물가상승률이 낮아졌다는 내용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들이 뜬금없이 왜 나왔느냐,
물가상승률과 소비자물가지수 개편과의 관계와 관련이 깊거든요. 이야기를 더 진행시키기 전에 먼저 알아두어야 할 사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소비자물가지수
소비자물가지수(CPI: consumer price index)란, 매월 "1인 이상의 전국 가구"를 모집단으로 해서 가계에서 자주 소비하는 재화나 서비스, 481개 품목을 선정한 후 그 가격을 조사하여 지수화한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선정된 품목별로, 생활에 밀접한 정도, 소비지출 비중에 따라 각각 가중치를 정합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을 많이 쓰니까 10, 로션은 많이 안 쓰니까 3, 이런 식이죠.
물론, 시대가 지나면서 사람들의 소비패턴이 바뀌기 때문에 CPI 산정품목과 가중치는 정기적으로 개편을 해야 합니다.
산정품목은 5년마다 개편을 하고 있고(05년, 10년~) 가중치는 통계청 계획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0, 2, 5, 7년 기준으로 개편될 예정입니다.
소비자물가지수 개편에서 중요한 것은, 어느 재화, 서비스가 CPI의 품목으로 선정되었느냐, 그리고 그 품목의 가중치가 얼마나 되느냐, 이 2가지입니다.
소비자물가지수가 왜 중요한가?
우리가 흔히 접하는 물가상승률의 정확한 명칭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인데, 이 값은 이번달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전년동월의 소비자물가지수를 비교해서 산출하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물가지수의 선정품목과 가중치가 대한민국 서민들의 실생활을 잘 반영한다면, 물가상승률 역시 실생활을 잘 반영해줄테니까요.
자, 중요한 것은 여기서부터입니다.
CPI를 개편할 때, CPI 품목 중 높게 올라가는 몇 품목을 빼고, 낮게 측정되는 몇 품목을 넣으면 소비자물가상승률 수치는 크게 하락할 겁니다.
그래서인지 CPI 개편은 민감한 사항일 수밖에 없는데, 2011년 물가상승률 산정의 기준이 된 2010년의 CPI 개편은 말그대로 논란의 연속이었습니다.
당시 MB 정부는 강력한 수출드라이브 정책(고환율)을 쓰면서 이로 인한 물가 상승을 억제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MB 정부가 반드시 지키겠다고 천명한 물가상승률 마지노선은 4%대였죠.
이 상황에 CPI 개편이 진행되었고, 43개 품목이 추가되고 23개 품목이 제거되었습니다. 이후, 개편된 CPI를 통해 산정한 물가상승률은 무려 0.4%p 하락하게 되는데, 개편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률 하락폭으로는 역대 최대 수치였습니다.
① 금반지를 CPI에서 제외한 것이 제일 큰 논란이었는데, 개편에 따른 물가 하락 효과 중 금반지 한 품목의 효과가 0.25%p나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주장에 대해 통계청은 국제적으로도 금반지가 자산으로 구분되어 소비지출에서 뺐다는 주장했으나, 1993년부터 자산으로 분류되었던 금반지를 20년 가까이 CPI에 유지하다가 갑자기 금반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자 빼버린 것이 뭔가 캥기지 않냐는 것입니다.
또하나 문제가 되었던 것은 ② 생명보험료였습니다.
통계청에서 작성한 가중치 산출자료에 의하면 생명보험료는 20.7의 높은 가중치를 적용 받습니다. 쌀, 밀가루와 같은 생필품인 '빵 및 곡물류' 품목 가중치가 22.6이라는 것과 비교해보면 20.7의 가중치는 매우 높은 수치입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생명보험료도 제외되었습니다(2012년 국감에서 민주당에 의해 문제제기 됩니다).
국민 80% 이상이 가입되어 있다는 생명보험료는 빠진 반면, 무상급식이 진행되고 있는 ③ 학교급식비는 CPI에 포함되었습니다. 이 품목도 물가지수 하락에 적지않은 공로를 한 셈입니다.
이렇듯, 소비자물가지수의 품목 산정과 가중치가 서민들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물가상승률도 실생활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주장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은 빅데이터 기법입니다.
가계에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되는 481 항목만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빅데이터를 활용해 가계가 소비하는 모든 항목과 가중치를 최대한 계산해보자는 것이죠.
현재 실제로 기업들의 마케팅 수단에서도 활용되고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실현 불가능한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빅데이터를 CPI에 활용하는 법안이 통과되느냐"가 되겠죠.
(↓ 밑줄 친 부분을 클릭하시면 경제 일반상식과 관련된 더 많은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 마케팅 ■ > 마케팅을 위한 지식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제 읽기] 4. 한국의 경제적 불평등 정도와 지니계수 (0) | 2020.09.22 |
---|---|
[경제 읽기] 3. 실업률 계산: 한국 실업률이 선진국에 비해 낮게 계산되는 이유 (9) | 2020.09.22 |
[경제 읽기] 1. 경제적 불평등, 뒤집어 생각해보기 (0) | 2020.09.22 |
마케팅에 활용되는 여러가지 심리 효과(심리학 용어) (0) | 2019.11.01 |
지역 거점을 활용한다! 브랜치 마케팅(Brench Marketing) (0) | 2019.1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