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누가복음 상의 예수님의 족보 차이, 왜 생긴 것일까?
4복음서를 꼼꼼히 살펴보면,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는 시각차에 의하여
마태, 마가, 누가, 요한 4복음서에서 각각
예수님의 족보가 서술되는 양상도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순히 살펴보자면,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는 족보가 기록되어 있고,
마가복음과 요한복음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누구는 적었고 누구는 안 적었다, 이런 건 사실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흔히 문제점으로 꼽히는 것은, 마태와 누가에 기록된 예수의 족보가 다르다는 것이다.
왜 그런 것일까?
여기에는 수많은 주장들이 있다.
다음 표는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 기록된 족보이다.
전체적인 구조를 먼저 살펴보자면,
마태복음의 경우,
아브라함부터 다윗까지 14대,
다윗부터 여고냐까지 14대,
여고냐부터 예수까지 14대의 구조로 되어있다.
누가복음의 경우,
하나님부터 아담,
아브라함을 거쳐 예수까지
모든 것들이 서술되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1. 마태복음의 족보가 14대씩 끊긴 이유는?
이스라엘에서 가장 칭송 받는 왕은 다윗 왕이다.
다윗(David)을 (자음에 해당하는 단어만 표기하는) 히브리어로 풀었을 때,
예를 들어 DVD로 할 경우, 그 각 글자가 차지하는 순번이 각각 4, 6, 4이다.
그래서 다윗 왕을 상징하는 이 세 숫자를 더하면 14라는 숫자가 나오게 되는데,
마태는 그 위대한 왕 다윗처럼, 위대한 왕으로 오신 예수님을 더 강조하여 표기하기 위해
14대씩 끊길 수 있도록 인위적으로 편집하였다.
예를 들어, 실제 역사에서는 "요람-아하시야-요아스-아마샤-웃시야"지만,
"아하시야-요아스-아마샤"는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 마태에 의해서 생략되었다.
"~를 낳았다"는 의미가 "증손자"까지 포괄할 정도로 굉장히 넓은 의미로 사용된 것이다.
2. 마가복음과 요한복음에서 족보를 기록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먼저 각 복음서에서 예수님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마태 : 왕으로 오신 예수님, (구약적) 예언의 성취자, 메시야.
마가 : (인간을 위해 구속 사역을 담당하신) 순종과 희생의 종.
누가 : 하나님의 아들, 겸손의 왕(낮은 자의 하나님), 흠 없는 인자.
요한 : 성육신 하신 성자 하나님, 신성의 주체, 영광스런 하나님.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왕으로 오신 예수님을 강조했던 마태가 다윗과 왕의 계보, 예언의 성취를 중요하게 언급했던 것과는 달리,
마가의 경우, 왕으로 오신 예수님보다는 순종과 고난의 종으로 오신 예수님이 더 강조되기 때문에,
족보는 그의 관심 밖이었던 것 같다.
요한의 경우는 또 조금 특별하다.
요한복음에서는 예수의 인성보다는 신성(성육신하신 성자 하나님)이 크게 강조되는데,
성육신 하신 하나님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볼 경우,
족보의 서술은 큰 의미가 없게 된다.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 마가와 요한이 족보를 넣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한다.
3. 마태, 누가복음 족보의 시작이 서로 다른 이유는?
문제점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제일 먼저 눈에 띄는 차이는 족보의 시작이 누구인가에 대한 것이다.
마태의 경우 족보의 시작이 유대인의 조상인 아브라함부터 시작한다는 점.
누가의 경우에는 하나님으로부터 시작한다는 점이다.
이유를 들어보자면, 이 역시 강조점의 차이에 있다.
마태복음은 유대인을 대상으로 쓰였다. 때문에 예언의 성취가 굉장히 중요했다.
누가복음은 헬라인으로 대표되는 열방을 대상으로 쓰였다. 때문에 하나님의 역사가 더 중요했다.
누가복음에서 강조되는 점이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이기 때문에
누가복음의 경우 족보가 하나님까지 올라가는 것이다.
그에 비해서, 유대인을 대상으로 쓰여진 마태복음의 경우,
일반적인 족보의 형식을 따라 아브라함까지 서술된 것이다.
4.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족보가 다른 이유는?
이제 제일 중요한 이 질문으로 돌아가서, 하나하나 찬찬히 살펴보기로 하자.
족보가 기록된 두 문서에서의 공통점은 3부분이다.
① "아브라함-다윗" / ② "스알디엘-스룹바벨" / ③ "요셉-예수"
알고 있었는가?
이 부분을 제외한 거의 모든 부분에서 다르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
마태복음, 누가복음을 많이 읽었던 사람들도 많은 경우 간과하고 넘어간 부분일 것이다.
공통점이 아닌 부분들, 차이점 역시 3부분이다.
① 헤스론의 아들, 아미나답의 아버지
② 다윗 이후 스알디엘에 이르기까지의 족보
③ 스룹바벨 이후 요셉에 이르기까지의 족보
이 차이점에 대하여 일부 학자들은,
'마태는 예수의 법적 아버지 요셉의 족보를 따랐고, 누가는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의 계보를 따랐다' 고 주장하지만,
이 것은 이치에 닫지 않는 얼토당치도 않은 주장이다.
실제로 마리아는 세례 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과 친족 관계(눅1:36)이며,
엘리사벳의 가계는 아론의 자손, 레위 지파에 해당하니, 마리아 역시 레위 지파임을 알 수 있다.
때문에 마리아는 다윗의 자손, 야곱 지파에 해당하는 그리스도의 족보의 중심축로 들어올 수 없다.
그렇다면 무엇이 사실일까?
족보의 차이점에 대해서 살펴보기 전에 먼저 알아야할 사실이 2가지가 있다.
흔히 ① "계대결혼법"이라고 부르는 유대인의 생활 양식인데,
모세의 율법에 의해 지정되어 있으며,
사실 모세 이전 족장 시대에도 있었던 풍습이다.
형제들이 함께 사는데 그 중 하나가 죽고 아들이 없거든 그 죽은 자의 아내는 나가서 타인에게 시집 가지 말 것이요, 그의 남편의 형제가 그에게로 들어가서 그를 맞이하여 아내로 삼아 그의 남편의 형제 된 의무를 그에게 다 행할 것이요, 그 여인이 낳은 첫 아들이 그 죽은 형제의 이름을 잇게 하여 그 이름이 이스라엘 중에서 끊어지지 않게 할 것니라
(신명기25:5-6)
이처럼 어떤 사람이 결혼 후에 자식 없이 죽을 경우,
그의 형제가 그 과부된 형제의 아내를 맞이하여 아내로 삼고
그 첫 아들을 죽은 형제의 아들로 하여 대를 잇게 하는 것이다.
두번째 알아두어야 할 것은,
② 남유다의 마지막왕인 여고냐(여호야긴) 왕에게 선지자 예레미야를 통해 하신 하나님의 말씀이다.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너희는 이 사람이 자식이 없겠고 그의 평생 동안 형통하지 못할 자라 기록하라. 이는 그의 자손 중 형통하여 다윗의 왕위에 앉아 유다를 다스릴 사람이 다시는 없을 것임이라"
하시니라.
(예레미야22:30)
"여고냐 왕에게 앞으로 자식이 없을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장면이다.
이 말씀이 선포되었을 당시 이미 여고냐 왕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으나
남유다가 멸망할 때에 모두 죽임을 당하였다.
관심이 있다면, 예레미야서와 열왕기하 뒷부분을 정독하자.
이 이후에는 예언대로 자식이 없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 2가지 사실을 근거로, 족보가 어긋나는 부분들을 살펴보자.
② 다윗 이후 스알디엘에 이르기까지의 족보를 살펴보면,
마태는 다윗의 아들, 솔로몬의 족보를 따랐고,
누가는 다윗의 아들, 나단의 족보를 따랐다.
마태복음에 기록된 솔로몬의 계보는 실제로 예레미야서의 예언처럼
여고냐 왕 때의 예언으로 인하여 단절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다른 다윗의 아들, 나단의 계보에서 대가 끊긴 솔로몬의 후계를 위하여
계대결혼법에 의해 자손을 남겨주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여고냐왕의 사건으로 인해 교차된 족보를 서술할 때,
왕의 계보를 강조하기 원했던 마태는 솔로몬의 계보를 따랐고,
의사였던 누가는 그 직업 특성상 생물학적 아버지인 나단의 계보를 따랐을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누가는 겸손의 왕, 낮은 자의 하나님의 모습으로서의 예수 그리스도를 강조하였기 때문에,
역사에 이름을 남기지 못한 이런 일상적인 사람들의 계보를 따르는 것을
더 즐겼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다윗-스알디엘"의 족보가 여고냐 왕의 삶에 의해 족보가 교차되었던 것처럼
③ 스룹바벨 이후 요셉에 이르기까지의 족보 역시 뒤에서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요셉의 아버지인 야곱 역시, 여고냐 왕처럼 자식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같은 이유로 계대결혼이 행해졌고,
마태는 역시 같은 방식으로 '야곱'을,
누가 역시 같은 방식으로 '헬리'를 택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① 헤스론의 아들, 아미나답의 아버지에 관해서는 설들이 많다.
위와 같이 ① 계대결혼법에 의한 것이라는 설, ② 동일인인데 오기 되었다는 설,
③ 동일인이 여러 이름을 갖고 있다는 설(에돔=에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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