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매일 지옥철을 타고 출퇴근을 합니다. door to door로 치면 약 1시간 30분 정도를 길 위에서 보내는 셈이죠. 출퇴근 시간 모두 포함하면 총 3시간이 넘는 시간을 길에서 버리는 셈이구요. 직장 선배 중 한 분은 그래서 저한테 이렇게 말한 적도 있습니다.
"넌 인생의 24시간 중 21시간만 사는 거야."
이 선배는 회사 바로 앞에 삽니다. 5분 거리요ㅎㅎ 하긴 이 말이 틀린 말은 아니지요. 아무튼, 이렇게 길에서 쏟는 시간들도 아까운데!! 한 달 교통비도 대강 계산해보면 적게는 120,000원에서, 데이트를 많이 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닌 달에는 150,000원 수준이더란 말입니다.
직장인에게 12만원 정도면 그렇게 큰 돈은 아니지만 결혼을 준비 중인 저에게 있어서 이런 푼돈들도 아쉬웠지요. 이런 교통비들을 조금이나마 줄이는 방법이 있을까? 찾아보다가 찾은 게 바로 이 방법입니다.
(출처: Google image, Labeled for reuse with modification)
이 방법을 쓰니까, 예전보다 조금 불편해진 것이 있긴 하지만 한 달 동안 내는 지하철 요금, 즉 제 교통비 지출이 절반으로 줄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저 같은 짠돌이 재태크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제가 교통비를 절반으로 절감한 재태크 방법을 여기에서 잠깐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한 달에 55,000원만 내면 (거의) 무제한 이동이 가능한 수단이 있다!
한 달에 55,000원만 내면 서울 내에서 일정 거리를 (거의) 무제한 이동이 가능한 수단이 있다?
정답은 바로 '지하철 정기승차권 카드'입니다. 지하철 정기승차권 카드를 이용하면 이런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한 달 교통비가 절반 이상 줄어버렸어요.
정기승차권은 한 번 충전하게 되면, ① 충전 후 30일이 경과하거나, ② 사용횟수가 60회를 초과하면 종료됩니다. 30일이 넘어가거나 60회 사용을 모두 사용해버린 경우에는 아직 잔여 기간이나 횟수가 남아있더라도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1번 충전할 때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거리마다 다르게 계산되는데, 보통 서울 내에서 사용하게 되면 55,000원 정도를 요구합니다. 60회 치고는 그렇게 비싸진 않죠?
저와 1년여를 함께한 카드입니다 :)
장점1. 추가 요금이 없다.
찬찬히 생각해봅시다. 지하철 기본요금이 1,250원이고 여기에 짜잘짜잘하게 거리마다 조금씩 요금이 붙으면 1,350원, 1,450원, 1,550원까지 추가적인 지출이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하철 정기권은 해당 거리 내에서는 추가요금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무조건 1회 차감이 되는 것이죠.
상당한 수준 이상의 거리로 멀리 가버리거나 서울을 벗어나게 되면 아예 1회 더 차감되어 버리니 이 점은 주의합시다. (이러면 오히려 마이너스!) 지하철 승차권 내에 적혀 있는 설명에 따르면 경계역에서부터 20km를 벗어나게 되면 추가 차감이라고 합니다.
장점2. 이익을 최소치로 잡아도 20,000원 이상 이득이다.
평소에 지하철을 타고 다닐 때, 딱 기본요금이 나오는 거리만 다니고, 추가적인 요금이 절대로 발생하지 않는다고 이상적으로 가정해보더라도 60회 지하철을 이용한다고 하면 1,250원 * 60회 = 75,000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입니다.
하지만 서울전용 지하철 정기승차권은 60회 가격이 55,000원입니다. 지하철 정기권 카드를 사용하게 되면 최소한 2만원 이상은 이득을 볼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기본요금으로만 해결되는 거리를 다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사실은 2만원 이상의 재태크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장점3. 자동 현금영수증 처리를 해놓으면 연말정산 헤택이 돌아온다.
이것도 진짜 강력 추천할만한 장점입니다. 국세청 현금영수증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지하철 정기승차권 카드 뒷쪽 아랫면에 있는 카드번호를 등록해놓으면, 나중에 연말정산할 때 현금영수증 처리가 되어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지하철 정기승차권을 사용하고 나서도 한참 후에야 이 것을 알았는데, 더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 걸 조금 아쉽습니다.
등록을 위해서는 'www.taxsave.go.kr'에 접속하셔서 차례대로 '① 조회/발급 → ② 현금영수증 → ③ 소비자발급수단관리' 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그러면 로그인하라고 나올텐데, 아이디 있으시면 로그인하시고, 없으시면 신규가입하시거나 아니면 다 사뿐히 무시해버리고 비회원 로그인하셔도 됩니다.
(출처 : 국세청 홈페이지)
여태까지 장점만 엄청 말했는데,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이 지하철 정기승차권도 단점이 있습니다.
단점1. 버스 사용은 안 된다.
이 카드는 어디까지나 '지하철' 정기승차권 카드입니다. 지하철용이라는 이야기지요. 그렇다보니 아쉽게도 버스에서는 사용이 안 됩니다. 버스에서도 공용으로 사용이 되고 환승할인이 주어졌다면, 정말 대박 카드가 되었을텐데 그것은 좀 방지하려나 봅니다ㅜㅜ
저는 100% 지하철만으로 출퇴근을 하기 때문에 이 카드가 정말 유용한데, 교통비 압박을 겪고 있는 주변 친구들에게 이 짠돌이 재태크 방법을 권하게 되면 반응이 싹 갈리곤 합니다. 저같은 지하철 애용자는 엄청 반기고, 버스 애용자는 계륵 보듯이 쳐다 보지요.
단점2. 한달에 1번씩 충전하는 게 은근 불편하다.
한동안 거의 아마 2년 넘게? 매일 같이 후불교통카드를 쓰다가 다시 이 지하철 정기권을 쓰면서 매달 현금을 뽑아서 지하철역에서 충전을 하고 있습니다. 이게 은근히 불편하네요.. 60회가 언제 떨어질지 항상 신경 쓰이는 것도 있구요. 하지만 그것 이상의 효율이 난다고 생각하니 계속 사용하고 있습니다.
교통비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재태크 방법, 지하철 정기승차권 카드에 대해 설명해보았는데, 어떠셨나요? 조금 흥미가 생기시나요? 지하철 only파인지, 버스 애용파인지에 따라서 답이 달라질 질문일 것 같네요. 그래도 이 포스팅이 잔돈을 모으는 티끌모아 태산 재태크에 조금은 도움이 되는 정보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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