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을 하고, 그간 열심히 돈을 모아, 드디어 나의 집을 마련하는 순간이 되었습니다! 들뜬 맘으로 부동산을 찾아갔더니 맘에 쏙 드는 매물이 있는 거에요! 하지만 매매가를 물어보니 생각보다 조금 많이 비쌉니다. 잘 얘기하기만 하면 1000~2000 정도는 낮출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입을 떼려는 순간, 부동산 업자가 말합니다.
"오전에도 이 집 보러 한 분 왔다 가셨는데, 그 분 오늘까지 전화 주신다셨는데 아직 연락이 없네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갑자기 초조해집니다. 그런데 갑자기 부동산에 전화벨이 울리고, 전화를 받은 부동산 업자가 내게 양해를 구하고 통화를 시작합니다.
"아, 오전에 그 집 보러오신 분이죠? 아, 지금 그 집 보고 계신 분 한 분 더 있긴 한데요, 30분쯤 후에 여기로 오신다구요? 아이구~ 그러실 필요 없는데... 네 알겠습니다."
그러고는 부동산 중개업자가 수화기를 내려놓기도 전에 나는 입을 뗍니다. 과연 나는 어떤 말을 했을까요....?
그렇습니다.
약자인 '을'.... 과연 그는 '소위 가진 자...'
'갑'을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이길 수 없는 걸까요...?
하버드 법대 교수인 로저 피셔(Roger fisher)는 "협상의 갑과 을은 BATNA의 유무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하면서 BATNA(Best Alternative To Negotiated Agreement)라는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여기서 BATNA란 "협상 결렬 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대안" 을 의미합니다. 이 협상이 결렬 되었을 때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이 존재한다면 내가 "을"의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갑"이 될 수 있다는 거죠. 이와 관련된 재미있는 사례를 하나 들어보고자 합니다.
20세기 초, 미국 텍사스의 전기회사, '휴스턴 전기'는 발전에 필요한 석탄을 항상 대량으로 구매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대규모의 석탄을 운송하려면 철로가 필요했는데, 당시에는 회사까지 들어오는 철로는 오직, '산타페 철도'라는 민간철도 회사가 공급하는 철로 하나뿐이었죠.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지, 상상이 가십니까?
철로 이용료는 날이 갈수록 올라가서 연간 2억 달러에 이르고, 반면 그에 비해서 운송 서비스는 계속 악화되어 갔습니다. 휴스턴 전기는 이런 불공정한 행위 떄문에 산타페 철도에게 항의를 했지만, 무시 당하기 일수였습니다. 휴스턴 전기는 대책이 필요했습니다.
이런 "을"의 처지에서 힘들어했던 휴스턴 전기는, 또다른 철로 회사인 '유니언퍼시픽'과 협상해서 우리 회사 근처까지 선로 연장해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또 동시에 이 소식을 산타페 철도에도 알렸죠.
"유니언퍼시픽이 들어와도 너네 정말 괜찮겠어? 그냥 얘네 들어오기 전에 싸게 해주면 안돼?"
하지만 산타페 철도는 휴스턴 전기를 비웃으며, 이 부탁을 매몰차게 거절했죠. 왜냐하면 당시 10마일 정도의 선로를 연장하는데 비용은 2,400만 달러로, 실제로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휴스턴 전기 내외의 많은 사람들도 이 계획에 반대했다고 해요. 하지만 그동안 '을' 처지에서 많이 열받아 있던 휴스턴 전기는 이 계획을 꿋꿋이 해내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원래 산타페와 맺었던 계약보다 25% 할인된 가격으로 유니언퍼시픽과 새로 계약을 맺죠. 그러자 산타페는 크게 당황해서, 휴스턴 전기와 유니언퍼시픽이 맺은 계약보다 더 좋은 계약서를 가지고 찾아올 수밖에 없었다고 해요. 하지만 이미 상황은 역전된 후였죠.
체크메이트다, 임마!
결국 협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나와 상대방이 갖고 있는 대안의 숫자와 강도가 어떻게 되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입니다. 각종 산업 분야에서 종종 발생하는 치킨 게임도 이런 맥락에서 발생한 것도 적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러므로 승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나의 BATNA를 끊임없이 만들어가는 동시에 상대방의 BATNA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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